w. 여지
https://www.youtube.com/watch?v=AIAeyd4lBi0
A.
"동해, 추워."
춥다며 동해에게 담요를 덮는 혁재는 따뜻했다. 괜히 얼굴이 붉어진 듯한 느낌에 어어, 고마워. 하고 대충 얼버무린 동해였다.
"너는 바다가 왜 좋냐. 우리 여기 산 지 18년 됐는데."
"그냥-. 이렇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
그래... 동해는 저녁 때 즈음 이렇게 집 앞 바다에 나와 부서질 듯 치는 파도들을 한참이나 구경하고 집에 들어가고는 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혁이 너는 왜 매일 데리러 와?"
"너 걱정되니까-."
"...그래."
어딘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동해가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털고는 자신을 따라오는 혁재를 곁눈질 하며 앞장서 걸었다. 아직은 조금 더 애태울 테니까, 너는 지금처럼 이렇게 계속 나를 좋아해줘.
B.
"동해야, 이거..."
한 여학생이 수줍게 무언가를 내밀고는 교실을 나갔다. 본인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였다. 아이들이 수군대자, 동해가 물었다. 왜? 쟤가 누군데?
"쟤 걔잖아. 돈 존나 많은 애."
아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옆 옆 반의 혁재네 반에도 전해질 모양이었다. 어떻게 할거냐고 묻는 아이들에 "예쁘던데, 딱히 내 스타일은..." 하고 얼버무린 동해였다.
-
"동해."
평소와 달리 착 가라앉은 목소리에 동해는 다음 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애랑, 안 사귀면 안돼? 역시나 였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왜? 하고 묻는 동해에 혁재가 눈을 내리 깔았다.
"그야..."
"네가 나 좋아해서?"
응. 답지 않게 혁재의 귀 끝이 발갛다. 알겠어, 사실 나 걔 누군지도 몰라.
C.
[안녕. 나 이동해인데 이혁재가 날 너무 좋아해서 너랑 못 사귀어. 미안해.]
-
그리고 학교에서는 이혁재와 이동해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혁재에게 동해에 대해 물으면 묵묵부답이었고, 동해에게 혁재에 대해 물으면 박장대소를 하며
"무슨 소리야! 장난이지~ 나랑 걔랑 친구야."
하는 것이었다. 동해를 오랫동안 좋아한 혁재에게는, 슬프게도 꽤 익숙한 생채기였다.
D.
이동해가 왜 좋으냐 물으면 이동해라서, 라고 답할 것이다. 정말 그냥 이동해가 좋았다. 이동해에게 반한 순간이라 하면, 역시 그 날이었다.
-
"...어..."
예보에 없던 비였다. 선뜻 너에게 비를 맞고 뛰어가자기엔 자신이 없었다. 비오는 건 좋아하지만, 맞는 건 끔찍히도 싫어하는 너이기에. 그렇게 한참동안, 내리는 비를 바라보기만 하였다.
...뛸까? 나름 나를 배려한 말이겠지만 얼굴에는 싫음이 가득한 표정이 드러난 것이 귀여웠다. 빠르게 가디건을 벗어 네 머리를 감싸도록 한 뒤 턱 밑에 매듭까지 지었다. 이제 가자. 동해의 머리 위로 손을 뻗어, 잘 가려지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손 틈 사이로 새는 빗방울들을 무시하고는 계속해서 뛰었다.
"혁아, 비 맞으니까, 좋지?"
연신 헉헉대며 이야기하는 동해가 고개를 돌려 혁재와 눈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 순간, 뒷통수를 세게 한 대 얻어맞은 듯 한 느낌에 혁재는 그 자리에 우뚝 섰다. 발을 뗄 수 없었다.
뭐해?
...그게,
반한 것이었다.
E.
이동해를 좋아하게 되고 변한 것은 없었다. 그저 나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 뿐이지, 이하는 있어도 절대 그 이상은 없었다. 사실 불가능한 관계일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고 있다. 그것이 상처가 되고 나를 계속 찔러도 무덤덤하게 모른척 넘어가려는 것이었다, 지난 수년간의 나는. 그리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제야 내 마음을 온전히 표현하기로 했다. 시도때도 없이 좋아한다 고백하기 일쑤였고, 이동해의 일이라면 무작정 나서고 봤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도 동해는, 내 이동해는. 무관심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당연히 여기고, 즐기는 듯 하였다. 모든 것이 날 가지고 놀기 위함인지 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동해."
"응."
너는 나 어때? 눈을 꼭 감고는 물었다. 이 순간만큼은 내게 진심이길 바라며 어렵사리 꺼낸 말이었다. 심장이 저 끝에서 이 쪽 끝까지 움직인 듯 쿵쿵쿵, 빠르게 뛰어댔다. 주제넘게 뛰는 심장이, 네 대답을 듣고는 한순간에 멈춘다. 소리가 났다면 푸쉬식. 풍선에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렸을 것이고, 볼 수 있다면 이미 산산조각 나 있었을 것이다.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역시 이번에도 네 대답은,
혁이. 내 친구, 이혁재.
뿐이었다.
F.
오늘은 수능날이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학생들이 12년 남짓 공부한 결실을 맺는 날이기도 했다.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저도 떨리기는 마찬가지면서 화이팅 하라고 방방 뛰는 녀석에 하마터면 얼굴을 붙잡고 입을 맞출 뻔 하였다. 자꾸만 일렁이는 가슴을 부여잡고 겨우 시험을 마친 혁재가 집으로 가려다, 발걸음을 멈추고는 동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응, 시험 잘 봤어?
"그럭저럭, 평소대로 봤어. 너는?"
-난 완전 망했지! 우리 떡볶이 먹으러 갈래?
그래. 싱긋 웃은 혁재가 너 어디야? 하고 물으며 걸음을 떼었다.
-
"와아, 떡볶이 완전 오랜만이야!"
시험도 망쳤다면서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건지 하루종일 하이텐션인 동해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 혁재가 짐짓 숙연하게 분위기를 잡고는 입을 떼었다. 그, 동해.
"혁아."
"......"
"일단 떡볶이 먹고, 그 다음에 얘기하자."
마치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는 사람 처럼 혁재의 말을 끊고는 젓가락을 집어드는 동해였다.
"나 고백하려는 거 아니야."
"알아. 네가 하려던 얘기가 뭐가 되었던, 그렇게 분위기 잡고 할 얘기면 밥 먹고 듣는게 낫잖아."
...그래, 그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생글 생글 웃기 시작한 동해에 남몰래 한숨을 내쉰 혁재가, 저도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떡볶이를 집어먹었다.
G.
"자, 이제 얘기 해 줘."
동해의 집 앞에 다다르자, 동해가 혁재에게 얘기해 달라며 보챘다. 무슨 얘긴데.
"...야, 미안. 내일 얘기해줄게."
"그래, 뭐."
동해가 입술을 비죽이며 나 간다-.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 지 막막한 혁재가 괜히 뒷머리를 거칠게 털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말도 아닌데. 또 바보같이 동해가 자신을 신경 쓸 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
대문을 열고 나오자 담벼락에 등을 기댄 채 서 있는 혁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맨 처음 이야기의 운을 띄운 이후로 계속해서 "내일."을 고집하던 혁재이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이사가는 것도 아니고."
"동해."
"응?"
나 서울 가서 자취해. 눈을 감은 혁재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눈을 뜨니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동해가 혁재 앞에 서 있었다. 괜스레 울컥한 혁재도 눈에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오빠 인서울이다. 하며 농담조로 이야기 하였다.
"너, 진짜 서울 가...?"
"응. 미리 말 못해서 미안."
언제 가는데? 동해가 겨우 목소리를 끌어내어 물었다. 볼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도, 조금씩 내리는 하얀 눈도 그 둘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 뿐이어서 서로의 입에만 집중하였다.
"내일."
심장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내일, 하는 대답에 울음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안 좋은 얘기는 아니겠지, 싶어 졸랐던 저인데, 괜히 미안했다. 이 얘기를 하기 위해 한 달이나 고민하고 힘들었을 너에 저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빠르게 눈물이 차오르고 흘러 넘치려던 때에, 혁재가 동해를 품 안으로 당겨 안았다.
"나쁜놈아. 그걸, 왜 이제..."
아무 말도 없이 등만 토닥이는 혁재에 아예 목놓아 울어버리는 동해였다. 그렇게 한참을 엉엉 운 동해가 별안간 자신을 가만히 품에 안고 달래는 혁재를 밀쳤다. 얼른 가.
"...응?"
"차라리 얼른 가 버려. 나쁜놈."
얼른 가 버리라며 혁재의 어깨를 살짝 밀친 동해가 등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그런 동해의 등에다 대고 이동해! 하고 외친 혁재에 동해가 걸음을 멈추었다.
"밥 잘 먹고."
"...지랄."
"아프지 말고. 바닷가 너무 자주 나가지 말고."
"너, 이제 나 안 보겠다, 아주?"
걱정되니까 그렇지. 혁재가 시선을 허공에 두고 옅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동해가 뒤를 돌아 혁재에게 달려가 안겼다. 당황한 혁재가 이내 제게 서툴게 입을 맞춰 오는 동해의 허리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흐으..."
"왜 울어."
"이제, 자주 못 보니까..."
오늘 나 많이 봐. 하며 다시금 입을 맞추는 혁재가 동해의 입술을 거쳐서 입 안까지 헤집어 놓았다. 숨이 막히는 지 흐응, 콧소리를 내며 숨을 내쉬는 동해에, 동해의 머리칼을 살짝 잡아당겨 동해의 고개가 뒤로 꺾어지게 하여 입을 맞추던 혁재가 동해를 안듯이 하여 동해의 집으로 들어갔다.
오늘 부모님 안 계시지?
응.
H.
제 옆에 잠든 동해의 머리칼을 조심히 쓸어 넘겨주던 혁재가 울리는 진동에 놀라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아, 네, 사장님. 지금 오셨어요? 아, 금방 내려갈게요."
이삿짐 센터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이제 몇 년간 보지 못 할 얼굴을 한참이나 내려다 보던 혁재가 동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종이와 펜을 들고는 정성스레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동해
나 기다려줄 거지?
I.
이혁재가 없다. 달콤한 꿈을 꾼 것 처럼 너는 기억만 놔두고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어젯밤, 지독히도 수려한 너에게 드디어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가 버렸다.
나는 네가 좋았다. 올망졸망 잘생긴 눈도, 잘 뻗은 콧대도, 예쁜 입술도. 버스에서 날 잡아주는 네 팔도, 나와 관련된 일이면 불같이 달려드는 너도. 나보다 한 뼘은 큰 네가, 나는 참 좋았다. 물론 친구 이상이다.
한 번은 그런 적이 있었다. 조별 과제 제출 기한이 하루도 남지 않아 같은 조 친구들과 새벽까지 모여 숙제를 마치고는 집에 가려는데 휴대폰 배터리가 없는 것이었다. 친구에게 급하게 충전을 맡겨 휴대폰 전원이 켜질 정도로만 충전을 한 뒤 홀드키를 누르니, 모두 '혁이'로 가득한 알림창이었다.
[야 이동해]
[진짜 미쳤냐]
[뒤지고 싶지 진짜 전화 안 받냐?]
[이동해 전원 왜 꺼 놔]
[이동해]
죄다 저를 걱정하는 말들 뿐이었다. 그에 살풋 웃은 동해가 천천히 혁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몇 번 가지도 않았는데 전화를 받은 혁재가 다급하게 물었다. 야, 너 어디야!
"나 지금 성훈이네,"
-네가 거기를 왜?
"조별 과제..."
야, 잠깐만 기다려. 알겠지? 하고는 전화를 끊지도 않고 있는 혁재에 덩달아 끊지 않고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 댄 동해가 이내 우당탕, 물건 떨어지는 소리와 아오, 씨!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푸핫, 하고 웃고는 혁재에게 들릴 새라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동해-!"
"금방 왔네."
존나 뛰어 왔지. 혁재가 헤헤 웃으며 대답하고는 동해의 어깨에 팔을 두르다 말고 목을 졸랐다. 으, 야, 이혁재!
"이놈 새끼. 연락을 하던가. 응? 걱정되서 죽을 뻔 했잖아."
"알,겠는데, 이거 좀, 놓고,"
목을 조르던 팔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건지 연신 켁켁 거리며 이야기하는 동해에 놀란 혁재가 화들짝 놀라며 팔을 떼고는 동해의 어깨를 손으로 잡고는, 기침을 해 발간 동해의 얼굴을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괜찮아?
으, 나쁜놈.
계속해서 기침을 하느라 고인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준 혁재를 빤히 바라본 동해가 기침이 잦아들었는데도 멍하니 시선을 옮기지 못하였다. 가로등 아래의 다정한 너는, 더욱이 좋았다.
-
전역 후에는 처음으로 간 시끄러운 술자리에서 동해는 혼자였다. 이혁재가 있었다면 내 옆에 앉았을텐데. 여기저기에서 이혁재의 근황을 물어왔고, 동해는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하였다. 연락 안된지 3년이야. 동해의 말에 숙연해진 분위기에 눈치 없는 제 친구들이 미워질때 즈음, 머리가 핑 돌았다. 이럴 때는 제 주량이 소주 한 잔밖에 되지 않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면서, 싫기도 했다. 잔뜩 술에 취해 혁재를 욕하고 싶으면서도 그의 생각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결국 제 테이블에 머리를 박은 동해는 눈물을 머금은 목소리로 씨이발, 이혁재 개새끼! 하고, 식당이 떠내려가도록 외치고는 작렬히 전사하였다.
J.
"병장 이혁재. 20××년 7월 18일 오전 9시,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전역신고를 마치고 짐을 싣고는 부산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혁재였다. 6년만의 너는, 얼마나 예뻐졌을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군대를 갔다. 전역을 하자마자 자취방으로 가 짐을 전부 챙긴 뒤 부산으로 향했다. 머릿속엔 온통 이동해 생각 뿐이었다. 지난 6년간, 다 때려치고 부산으로 내려갈까 싶으면서도 모든걸 마치고 자랑스레 내려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혁재였다. 저녁이 되어 다 깜깜해진 후에야 부산에 도착한 혁재는 자신이 살던 동네로 가는 버스를 탔다. 동네에 들어서고, 제일 처음으로 자신의 집으로 간 혁재가 짐을 다 내려놓고는 동해의 집으로 향했다. 동해네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니 오랜만이라며 맞아주시는데, 동해가 없었다.
"이모, 동해는요?"
"응? 글쎄, 또 바닷가 나가있나?"
"아, 그렇겠다. 제가 데리고 올게요."
그럴래? 고마워- 하며 혁재의 등을 토닥이는 동해의 부모님을 뒤로 한 채, 6년 전 마지막으로 갔던 바닷가로 발을 떼었다.
"동해-!"
있는 힘껏 동해,를 외쳤다. 조금 밝으면 금방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애석하게도 칠흑같이 어둡다. 연거푸 동해의 이름을 부른 혁재는, 동해가 자주 가던 해변가 주변을 한 바퀴 돌아도 도통 보이질 않자 한숨을 내쉬고는 동해가 앉았을 지도 모르는 그 모래사장에 털썩 주저앉았다. 후회스러웠다. 이곳으로 돌아오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 줄만 알았다. 자꾸만 깊어지는 밤에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던 혁재는 해변가에서 밤을 지새울까도 생각하였다.
"대체 어딜 간 거야, 진짜."
한 시간이 지나도 동해의 모습은 코빼기도 뵈지 않았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혁재는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멈칫하였다.
"...멍청아."
동해였다. 왜인지 울먹이는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린 혁재가 뒤를 돌어 동해에게로 성큼 성큼 걸어가 동해의 등을 끌어안았다. 이동해, 너 어디 있었어.
"바보새끼, 자기는 나한테 맨날 바보라 해놓고. 자기가 더 바보면서."
"......"
"내가 없으면 그냥 집에 가야지, 왜 계속 밖에 있어..."
"내가 너 6년이나 기다리게 했으니까,"
이 정도도 부족하다고 생각했어. 혁재가 작게 웅얼거렸다.
"사실 조금 밉기는 했는데."
"......"
"그래도, 이혁재니까. 기다렸어."
동해의 말을 듣자마자 동해를 와락 끌어안은 혁재가 연신 "미안해, 고마워." 만 번복했다. 그에 동해도 돌아와줘서 고맙다며 혁재의 등을 토닥였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동해를 제 품에서 떼어낸 혁재가 동해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물었다. 음... 너 애인 있어?
"그걸 뽀뽀하고 물어보면 어떡해, 순서가 바뀌었잖아. 나 애인 없어."
"그럼, 내 애인 할래? 나는 네 애인 하고 싶은데."
"그래. 내가 네 애인 할게."
동해의 혁재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고는 입을 맞추었다. 몇 번 더 쪽쪽 입을 맞춘 동해의 이마에, 코에, 입술에, 쇄골에 입술을 내린 혁재였다.
"야아, 거기는 왜,"
"오늘 우리 집 비었는데. 갈래?"
"...부모님 여행 가셨어?"
"응. 다음 주에 온대."
두 말 하면 잔소리네. 하는 동해를 안아올린 혁재가 계속해서 입술 도장을 찍으며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이야, 동해. 보고싶었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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