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tag msg admin

June [공원] 첫사랑_도로시

https://youtu.be/GnqI2Ay8rAg



BGM_ 모르나봐 (inst)






바쁜 하루를 보냈다. 상사의 개 같은 잔소리를 버티고 끝나갈 때쯤이면 다시 쌓이는 업무를 마치고. 지겹게도 항상 똑같은 패턴. 지친 하루의 노곤함을 풀 방법이 없어 집 앞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 캔과 마른안주를 샀다. 신고 온 낡은 슬리퍼를 질질 끌며 집으로 비적비적 걸어가는데 문득 옆을 보니 공원이 보였다. 너와 함께 했었던 그 공원.‬

‪성인이 되고 사회에 뛰어든 어른이 되기 전까지 너와 함께한 위험한 장난들이, 바쁜 일상 때문에 잊은 줄 알았던 그때 그 추억들이 떠올랐다. 항상 너와 같이 앉아있었던 벤치에 혼자 앉아 맥주를 땄다. 치익 딱 거리는 소리가 꿈에서 깨라는 듯이 오늘따라 크게 내 귓가에 맴돈다. 맥주를 한입 들이킨 후 벤치 옆을 둘러보았다. 벤치 옆 기둥에 써놓았던 낙서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혁재♡동해. ‬


‪“아직도 있네...”‬


‪거의 지워져 자세히 봐야 보이는 낙서를 아무 생각 없이 만지작거렸다. 사랑을 시작했던 그때의 우리는 어렸고 패기가 넘치는 나이였다. 주위 시선을 신경 쓰지않은 채 서로 사랑했고 서로를 믿었다. 누가 뭐라 하든 우린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크지만 작은 다짐따윈 쉽게 깨져버렸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험했고 가혹했다. 우리는 주위의 비난과 질타를 받으면서 점점 지쳐져 갔다. ‬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결국, 사랑하는 너에게 나는 이 공원, 이 자리에서 마지못해 이별을 통보했다. 너는 나를 잡지 않았다. 못했다가 맞을까.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너는 나보다 더 힘들어했었으니까. 울고 있는 나를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 속삭인 너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가지 말라고 너를 붙잡을 것 같아서.‬

‪너는 그 뒤로 빠르게 전학수속을 했었다. 너가 학교에 나오는 마지막 날. 나는 도망치듯이 나를 두고 가버리는 너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가 없을 것 같아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방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침대 위 이불 안에서 펑펑 울었다.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 또한 받지 않았다. 마음 잡고 떠나는 너에게 내가 울면서 가지 말라고 할 것 같았다. 너와의 이별이 싫었다. 그날 나는 종일 방 밖을 나가지 않았다.‬

‪.‬
‪.‬
‪.‬
‪.‬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연인과 아픔을 겪고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너는 내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잊혀갔다. 하지만 너는 여전히 내 주위에 남아있구나. 공원을 빙 둘러보고 생각했다.‬

‪손에 들고 있던 남아있는 맥주를 한 번에 원샷하고 벤치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보는데 꽤 오래 앉아 멍을 때렸는지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술기운이 올라오는 몸을 일으키고 집으로 향했다. 이제 다신 이 공원에 오지 못할 수도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픈 추억으로 남아있는 내 첫사랑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소중했던 상대와의 이별의 아픔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









—————————


동해 시점입니다.

'Ju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구] 직관의 미학_nanami  (0) 2019.06.14
2019년 6월호 ▲  (0) 2019.04.13
[공원] 님과 벗_은유  (0) 2018.11.27
[감기] 감기_각새  (0) 2018.11.27
[키스데이] AND KISS_여지  (0) 2018.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