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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열대야] 여름고개_아이스쵸코

이혁재가 더위를 먹었나보다.

매일 같은 폭염에, 이 새벽에도 거의 30도를 웃도는 열대야 때문인가

애가 좀 변했어.

이시간까지 집에도 안 기어들어오는 걸 보면.

낮에 나갈때 분명 일찍 들어오라고 했는데...

 

"멍충아..."

하고 허공에 툭 내뱉었다.

멍충이 소리는 이혁재가 맨날 내게 하던 소리였는데, 내가 볼 땐 이제 바꿔야한다.

멍충이 이혁재. 더워서 정신이 어떻게 된게 틀림없다.

날이 더워지고부터 쟤는 나한테 자꾸 쌀쌀맞게 군단 말야.
신종 여름나기 방법인가, 하나도 안 시원하다고 ...


오늘은 알아서 일찍 올까하고 보채지도 않고 있었는데, 이무래도 톡 한번 해야겠다.

 

너와의 카톡창을 켜니

텅 빈 카톡화면이 뜬다.

그러고보니 오늘 얘가 뭘하고 돌아다녔는지도 모른다. 오늘...아니지 어제부터 전혀 연락이 없던거다.

휴대전화 상단의 시계가 벌써 12시가 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카톡시간오류

동햬가 '됐어' 라고 톡한 시간은 오전 1시16분경 입니다.]


"씨이...."

열받은 내가, 나름의 강수를 뒀는데 이건 꿈쩍도 않고 왜 시비냔다.

내가 그정도도 못해? 갑자기 왜그래?

온갖 반문이 머리속을 채웠지만

됐다고 한마디 하는것으로 내 자존심을 세웠다.

너없이 하루도 못사는 바본줄 알아?....


그렇게 생각했지만

더이상 사라지지않는 1을 바라보다가 눈을 한번 깜빡였더니,
볼을 타고 눈물이 가득 넘쳤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너 없이 하루도 못 버틸 바보가 맞다.


그렇게 소리없이 눈물만 툭툭 떨구어내다가,

다시 폰을 켰다. 1번을 꾸욱 누르니

'혁이' 에게 전화가 간다.

제발 빨리 받아. 목소리라도 들어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요즘의 너는 내 곁에 꼭 없는 것만 같아서. 너무 불안하단 말이야.


우리 이번 여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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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해'에게 전화가 왔다.

화면 가득 뜬 그 세글자에 인상을 구기고, 하던 허리짓을 계속했다.

나도 모르게 격해졌는지, 밑에선 아프다고 난리다.

"시끄러워..."

낮게 중얼거렸더니 이내 입을 다물고 끙끙대기만 한다.

사실 이동해한테 한 소리였는데.

 

요즘 이동해의 곁에 있으면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처음엔 무더운 여름에 불쾌지수가 높아져 그런것 같았다.

바람 좀 쐴까 하고 혼자 나와서 옛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클럽에도 갔다.

그랬더니 그 답답함이 사라졌다.

상쾌했고,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더위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그래서 요새 나는 더운 동해를 피해서 이런식으로 나만의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동해는 나한테 요새 나돌아다니더니 더위를 먹은 것 같다며 투덜거렸는데,

그때마다 그 반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해 너는 너무 뜨겁고, 날 답답하게 한다. 너랑 있는 밤이 내게 항상 열대야였다.

 

몇번이고 계속해서 울리던 진동이 멎고, 나도 이름모를 상대방 옆으로 엎어졌다.

 

"계속 울리는데, 왜 안 받아? 같은 사람이던데... 친구야?"


"아니, 애인."


"근데 왜 안 받았어, 미안해서 그러는구나?"


"입다물어 그냥.."

 

이동해에 대해서 자꾸 질문하려는게 맘에 안들어서 그냥 조용히 하라고 했다.


'됐어'라고 쓴 이동해의 톡과

'이동해' 부재중10건. 이 나란히 보인다.

 

모순된 두 알림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마음이 답답해진다.


우리 이번 여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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