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tag msg admin

December [파티] TONIGHT_버터빈

월간 은해  12월호 :: 파티



TONIGHT


W.버터빈

 

 

 

 

 


 

 


반짝이는 샹들리에와 천장 곳곳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수많은 조명 아래, 와인이 담긴 투명한 유리잔들이 맞부딪히는 소리와 격식 차린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함께 뒤섞여 어우러져 연회장의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한 손엔 와인을 든 채, 얼굴엔 과하지 않은 만큼의 미소를 띠고 넓은 연회장 안을 돌아다니며 마주치는 사람들과 눈으로 혹은 간단한 대화로 인사를 나누었다.



이곳은 각종 대기업 그룹 총수가(), 정계 및 법조계 인사들 및 그 자녀들이 주로 참석하는 대규모 연말파티였다.



단순히 서로 인사를 나누고 친분을 쌓으려는 목적에서 열리는 파티가 아니라는 것 쯤은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을 통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파티에 들어선 이들이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자신에게 이득이 될만한 인물과 그렇지 못할 인물을 거르는 것. 도움 안되는 인물에게까지 시간을 쏟는건 불필요한 투자이자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적당한 타겟을 골랐다면 바로 그 옆으로 가기보다는 찬찬히 주위를 맴돌다 자연스럽게 말을 건넨다. 대화의 시작은 상대에 관한 가벼운 칭찬정도가 적당하다. 본디 사람은 자신의 칭찬에 가장 약한 법이니.



그리고나서 가장 첫 째로 확인해야 하는 정보, 괜찮은 스펙의 미혼 자녀가 있는가.



21세기 대한민국, 이들 권력 간의 연결고리를 굳건히 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은 여전히 결혼이었다. 그것은 자녀들이 성인이 되자마자 이 연말파티에 필수로 참석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들에게 자식의 결혼 역시 비즈니스 상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한 업무 중 하나였다. 누구와 결혼을 하고 누구를 선택하느냐는 곧 앞으로의 30년 간 자신들이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가벼운 담소를 나누는 듯한 부인들은 사실 서로의 자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주 목적이었고, 겉으로는 꽤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듯 보이는 중년 사내들은 모두 상대가 자신에게 과연 훌륭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재고 있었다.



한편 정장과 드레스를 격식에 맞게 차려 입은 젊은 남녀들은 연회장 이곳 저곳을 천천히 누비며 친분 있는 이들과 대화하거나 새로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런 그들 사이를 타고 흐르는 공기에도 역시 표현하기 힘든 묘한 긴장감이 잔뜩 서려있었다.



그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마주하는 모든 이들을 보며 짧은 순간 빠르게 상대의 외관을 살피고 가벼운 대화를 통해 서로를 탐색해 나갔다.



연례행사인 만큼 익숙한 얼굴들도 있었지만 워낙 큰 규모로 열리는 파티였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인물들도 꽤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처음이든 그렇지 않든 파티에 참석한 모두는 연회장을 돌며 여기저기 눈도장을 찍고 인맥을 쌓아나가기 바빴다.







그래서 혁재는, 이곳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철저하게 가식적인 웃음들, 또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결코 완전히 숨길 수 없는 계산적인 속내를 가진 이들이 벌이는 은근한 탐색전. 혁재는 교묘한 눈치게임이라도 벌이는 듯한 이 파티의 분위기가 소름끼치게 싫었다.



역시 오는게 아니었나.



삼삼오오 모여 자기들끼리 대화하고있는 중에도 힐끗힐끗 끈질기게도 저를 쫓는 여러 시선을 느낀 혁재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들고있던 레드와인을 한모금 넘긴 후 최대한 사람이 없는 구석의 벽에 기대었다



스물한 살 때인가, 부모님 등쌀을 못이기고 억지로 참석했던 이후로 연말파티는 처음이었다. 12년 만이지만 이 곳 분위기는 여전히 그 때 그대로였다.



"이검사님?"



누구였더라,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자꾸만 힐끗거리는 시선을 보내더니 기어코 구석에 서있는 자신에게 다가온 여자가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짐짓 반가운 척 말을 걸었다.



"파티에는 참석 안 하시는 걸로 들었는데, 여기서 뵙게 되니 반갑네요"


"네 그렇네요."


, 소개가 늦었죠? S기업 마케팅전략본부장 김지혜예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이혁재 검사입니다.


알고있어요, 워낙 유명하시니까.



모르겠다는 얼굴로 쳐다보니 가볍게 웃으며 말을 잇는다.



"이대법관님이랑 장판사님이 워낙 자랑스러워 하시니까요. 여기에서도 아드님 자랑 많이 하셔서 이검사님 궁금해하는 사람 꽤 많았는걸요"


"..그렇군요"


"뭐 두 분 아니어도 다른 분들이 가끔 이검사님 칭찬하시기도 하고... 일처리를 아주 칼같이 잘하신다구요 "


"감사한 말씀이네요"


"여기서 되게 유명인사이신데, 본인은 모르셨나보네요"


"별로 관심이 없으니까요, "


"일 잘하는 검사인데다, 또 이렇게 외모까지 훌륭하시니 다들 그렇게 탐내나봐요"


"그정도는 아닌데, 그렇다니 쑥스럽네요"



딱히 할 말이 없어 최소한의 미소만 걸친 채 짧게만 답하니 여자는 몇 마디를 더 건네다가 이내 다른 무리로 자연스레 옮겨갔다.



"흐음.."



피곤하다



얼마나 더 있어야 하지, 올라가서 좀 쉬고 싶은데.



따분한 표정으로 연회장 내를 둘러본 혁재가 한 쪽 무리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반반하게 잘생긴 남자 하나가 사람 좋게 웃으며 무리의 대화를 주도하고 있었다. 딱히 소란스레 떠드는 것도 아닌데 그가 내뿜는 밝은 에너지가 자연스레 혁재의 시선을 끌었다.



잘 노네, 이런데서도



저는 이렇게도 적응하기 힘든데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함박미소를 지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신기해서였는지 자꾸만 돌아 보게 되었다.



누구였는지 기억해내보려 했지만 바로 어제까지도 밤새 업무를 처리한 탓에 피로가 잔뜩 몰려와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결국 도망치듯 화장실로 향한 혁재가 변기에 앉아 갑갑하게 조이던 넥타이를 느슨히 풀어헤치고 한숨을 쉬었다.



그때 복도에서부터 울리던 두사람의 발소리가 화장실 내로 들어왔고, 혁재는 여전히 벽 옆에 머리를 기댄 채 늘어져 있었다.



"오늘 이혁재 왔다며?"


"그동안 한번을 안오더니 올해는 웬일이래"


"결혼할 때 됐으니까, 여자라도 하나 꼬시러 왔나보지 뭐"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혁재는 속이 끓어오르는 걸 느꼈지만 괜히 나섰다가 혹여 귀찮은 일이라도 생길까 그저 가만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큭큭, 아까보니까 이동해도 왔던데 넌 걔 꼬시러 왔냐?"


"? 꼬시면 넘어오기야 하겠더만, 유들유들한게 사랑만 받고자란 순진한 도련님 티가 난다니까?"


"도련님 맞지 뭐, J그룹 이회장 손자에 삼대 독자면 어마어마한 도련님이시지. 듣기로는 착하고 아랫사람들도 잘 챙긴다고 칭찬이 자자해"


", 그런 고분고분한 애가 또 따먹는 맛이 있는데"


"이 미친새끼, 큭크, 그래도 모르는 사람한텐 경계 심하다니까 조심해라"


"나 모르냐? 내가 처음 만난거 꼬셔서 따먹은 애만 해도 벌써 한 트럭이야"



자랑이다 이 난잡한 새끼야. 밖의 남자들이 주고받는 저속한 말들에 기분이 더러워진 혁재가 그들이 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J그룹 이동해라, 누군지 알 것도 같은데..



, 화장실로 나오기 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사람좋은 얼굴로 하하 웃고있던 말간 얼굴이 머리를 스쳤다. 전에 인터넷 기사에서 한 번 본 것같은데, 왜 기억을 못했을까.



"미친새끼들이,"



쓸데없이 투철한 검사로서의 정의감 때문이었을까. 이유가 뭐였든 일단 막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화장실을 나선 혁재가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가 눈으로 동해를 찾았다.



그리고 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한 쪽에서 남자 둘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동해를 발견했다. 아까처럼 웃고는 있지만 두 눈에는 은근한 경계심이 차있는게 보였다. 상대를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망설임 없이 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던 혁재는 갑자기 드는 생각에 멈칫, 걸음을 멈췄다.



어쩌면 이 파티에서 저런 류의 플러팅이야 흔한걸지도 모른다. 따먹는다는 단어는 다시 생각해도 거북한 것이지만 일단 자신은 동해의 입장을 모르니 괜히 함부로 나섰다가 서로 민망한 상황이 될 수도 있고.



결국 혁재는 약간 떨어진 곳에서 그들의 대화를 관찰해보기로 결정했다.



"동해씨 듣던대로 정말 잘생기셨네요"


"감사합니다. 두 분도 멋있게 차려입으셨는데요"


"곧있으면 부회장으로 승진하신단 소문이 있던데, 미리 축하드립니다"


"하하, 아직 정해진 것도 없는데요 축하는 그 때가 되면 받는 걸로 하죠"



생각보다 대화가 평범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뒤에서 말만 드럽게하는 찌질이들인가 싶었던 혁재가 무리에 고정했던 시선을 떼고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남자 중 하나가 자리를 뜨고 동해와 남자 하나만 그 자리에 남았다.



혁재도 옮기려던 다리를 다시 고정시키고 다시금 둘의 대화에 집중했다.



"인기 되게 많으시죠? 잘생기시고, 어떻게 보면 예쁘시기도 하고."


"..하하 제가 예쁜건 잘 모르겠는데, 가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왜요 예쁘신데. 저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여쭤봐도 될까요?"


"... 그러세요"


"듣기로는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만난다던데, 사실이에요?"


"...?"


"남자들한테 더 인기 많으실 것 같은데, 맞죠?"



무례하고 격없는 질문에 동해가 당황했으리라 판단한 혁재가 그쪽으로 찬찬히 걸음을 옮겼다.



"나는 어때요? "


"..."


"남자랑 사겨봤으면 섹스도 당연히 해봤을거고"


"오늘 나랑 잘래요?"



말 없이 상대를 바라보는 동해의 표정은 화가 난건지 당황한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촉촉한 눈망울 때문이었을까, 저런 상스러운 말이라곤 들어본 적 없는 도련님이라 생각해서 였을까, 왜인지 혁재는 그가 곧 눈물을 터뜨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혁재가 빠른 걸음으로 그들과 매우 가까워졌을 때, 더이상 옅은 웃음기마저 찾을 수 없는 동해의 얼굴은 한번도 보지 못한 차가운 표정을 짓고 남자를 가소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김석현 이사님이라고 하셨나요?"


"그런데요"


"제가 남자랑도 자긴 하는데, 아무나 붙잡고 섹스를 하는 편은 아니라... 어떡하죠?"


"아무나..?"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막 집어 먹으면 탈나잖아요. 격도 떨어지고."


"..."


"이 정도면 알아듣고 가실 때 된 것 같은데.."


","


"분수를 알고 들이대시란 소리예요. 상대가 누군지도 좀 봐가면서. "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흘러내린 앞머리를 옆으로 쓸어 넘기며 하는 마지막 말에 남자는 대꾸할 말이 없었는지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고 동해는 그런 남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좀 웃어줬다고 별게 다 달라붙네.



그런 그를 앞에서 지켜보던 혁재는 잠시 벙쪄있다가 큭, 하고 웃었다.



하지만 곧 정통으로 마주쳐버린 눈에 당황해 큼큼 괜히 헛기침을 했다.



"이혁재 검사님..?"



J그룹 도련님께서 일개 공무원 이름은 또 어떻게 아는건지, 눈이 마주치자 이름을 부르며 가까이 다가오는 동해를 보고있던 혁재가 미소를 걸치고 답했다.



"저를 아시나보네요"


"... 전에 한 번 뵌적이 있어서"


"만났었나요 우리가?"


"아뇨아뇨, 이검사님은 아마 못보셨을거에요 친구가 변호사라 재판 방청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봤어요 재판하시는거.."


아아, 그러셨군요.



아까 그 남자를 대할 때와는 또 180도 다른 얼굴로 저를 대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혁재는 흘러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근데... 왜 자꾸 웃으세요?"


"아 기분 상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아까 그 무서운 얼굴이 자꾸 겹쳐보여서.."


"역시 보셨나봐요, 이런 모습 들키기 싫었는데"


"왜요, 전 아까 모습도 좋던데요"


"좋다구요?"


"뭐랄까 좀 도도한 고양이같다고 해야 하나.. 아 혹시 이런 말 불편하실까요?"



아니에요, 이검사님한테 들으니 나쁘지 않은데요 뭐.



동해는 고양이라는 말에 놀란듯 눈을 크게 떴다가 듣기 싫진 않았는지 눈을 살짝 접으며 웃었다.



"사실 되게 뵙고싶었어요, 이검사님"


"왜 저를?"


"재판정에서 본 날, 검사님한테 반했거든요"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반했다니. 아까보다 즐거운 미소를 하고 자꾸만 저런 류의 말을 건넨다. 나는 이동해씨 격에 맞는 사람인가보네, 고맙게도.



"어디에 반했는데요?"


"서류 넘기는것도 멋있고, 그런 날카로운 눈으로 재판 하시는것도 멋있고 무엇보다..."


"무엇보다?"


섹시하더라구요... 검사복 입은거.



한발짝 다가온 동해가 귓가에 입을 가까이 가져다대며 속삭였다.



푸흐,


귀여웠다, 묘하게 섹시하기도 하고. 생긴건 딱 멍멍인데, 야옹이같은 매력에 더 흥미가 생겼다. 너무 내 스타일인데 이동해씨.



"근데 수트도 잘어울리네요. 역시 내 안목은-"



그래요?


어깨를 가볍게 들썩이며 팔을 양옆으로 들어보였다.



그러자 별 것도 아닌데 아이같이 꺄르르 웃으며 좋아한다.



"어떻게, 난 괜찮아요?"


"?"


"아무랑 안잔다면서요. 이정도면 합격인가?"


"으음 이검사님은...수석합격?"


"영광인데요-"


"그럼 오늘 밤에 나랑 놀래요?"


"그 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는건 아시죠?"


"뭐 오해하셔도 상관없고"



웃음기 서린 서로의 눈이 금빛의 조명 아래 반짝 마주쳤다. 묘하지만 기분 좋은 공기가 두 사람의 사이를 감싸안았다



"올라갈까요?"







ㅡㅡ







호텔방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는 침묵만이 가득했다. 가끔가다 제게 던지는 시선이 퍽 도발적인 것들이라 혁재가 애꿎은 손만 세게 쥐었다 폈다.



방문을 열자마자 불을 밝힐 틈도 없이 서로를 향해 달려든 두 사람의 키스는 마치 불꽃이라도 튀어오를 것처럼 뜨거웠다



혀와 혀가 공중에서 얽히기도 하고 서로의 입 속을 잔뜩 헤집어놓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서서 키스만 나누던 두 사람은 긴 숨을 뱉으며 떨어졌다. 서서히 떨어져 나가는 입술의 느낌이 아쉬웠다.



한 팔을 들어 입에 가득 묻은 타액을 거칠게 닦아낸 혁재가 다시금 동해에게 키스하며 엉덩이를 받쳐 안아든 뒤 방 안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침대로 향했다.



으응



그대로 침대에 눕히려하자 싫다는 듯 혁재의 목을 두르고있던 두 팔을 더욱 단단히 감싼 동해가 제 다리까지 혁재의 골반에 둘렀다.



"하아, 이러고 하자구요?"


"우리 이검사님이랑 하는건데, 바로 눕긴 싫어서.."



그 말에 씨익 웃어보인 혁재가 동해의 엉덩이를 한 번 툭 치고 그 주위를 살살 쓰다듬었다.



"알겠는데, 우리 옷은 벗어야 하지 않겠어요?"



끙차,


결국 혁재의 몸에서 내려온 동해가  자신의 수트자켓과 셔츠를 휙휙 벗어던지고 그때까지도 가만히 있던 혁재의 넥타이를 풀어 들고는 물었다.



"묶고 할까요?"


"?"


"아니, ."



동해의 손목을 그러쥐고 넥타이로 세지 않게 묶은 혁재가 동해를 벽에 기대게한 뒤 무릎을 꿇어 바지버클을 풀고 바지와 브리프를 한번에 잡아 벗겨내렸다.



눈 앞에 놓인 성기를 혀 끝으로 얕게 스치듯 애무하자 동해의 허리가 움찔했다. 그런 그를 올려다보며 미소지은 혁재가 이제는 혀를 내밀어 귀두 끝 부분만 살살 간질였다.



"흐응"



여전히 허리만 움찔거리며 발가락을 오므리던 동해가 묶여있는 두 손을 어쩔 줄 모르고 허리만 자꾸 튕기듯 들썩였다.



한참을 그렇게 귀두 끝만 할짝이더니 이제는 아예 손도 혀도 대지 않은 채 가만히 동해의 달뜬 얼굴만  올려다보는 혁재의 얼굴에 작은 웃음이 맴돌았다.



갑자기 멈춘 자극에 동해가 지분대듯 엉덩이만 벽에 비벼대며 애타는 신음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는 혁재의 것은 손도 대지 않았음에도 이미 반 이상 발기한 상태였다



 그러나 혁재는 벽에 기대어 움찔거리는 동해를 그대로 둔 채 옆에있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윗단추가 서너개 풀린 셔츠의 양 소매를 느릿하게 걷어올리며 동해에게 턱짓으로 제 아래를 가리키고 웃었다.



손이 묶인 채 그 앞으로 걸어온 동해가 침대 옆면에 걸터앉은 혁재의 다리 사이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버클만 풀러 그의 성기를 꺼냈다. 손목이 넥타이에 묶여있던 탓에 서툰 손길로 버클을 내리고 성기를 꺼내는 동안 주위를 더듬게 되면서 자극이 더해졌다.



꺼낸 성기를 손에 쥐고 살살 흔들다 이내 혀를 슬쩍 내밀어 아래부터 윗선단까지 몇번 혀로 스윽 핥아 올리던 동해는 무릎을 꿇은 채로 반만 일어나 묶여진 손으로 혁재의 상체를 눌러 뒤로 눕힌 채 자신의 양 팔 사이로 보이는 성기를 입안 가득 담았다.



머리를 살짝 들어 제 아래에 고개를 파묻은 동해의 정수리를 힐끗 보던 혁재가 입안에서 제 것을 굴리다가 쪽쪽 빨아대는 동해의 자극에 고개를 뒤로 크게 젖혔다.



계속해서 빳빳이 서있는 혁재의 것을 쭈쭈바 먹듯 쪽쪽 빨아대기도, 막대아이스크림 먹듯 침을 가득 묻혀 핥아올리기도 하던 동해는 이제 입에 성기를 문 채로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윽,"



강한 자극에 여전히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던 혁재는 다시금 머리를 살짝 들어올려 동해의 뒷머리를 약하게 움켜쥐고 허리를 살살 들썩였다.



그런 혁재의 움직임에 맞춰 동해는 머리를 흔들며 여전히 입안으로는 혀를 굴려댔다.



계속되는 펠라에 결국 잔뜩 흥분해 뒷머리를 더욱 단단히 붙잡고 허리를 위로 세게 튕겨올리던 혁재는 사정감이 오자 동해의 머리를 제 것에서 떼어내는 동시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자연스레 서있는 혁재 앞에 무릎 꿇는 자세가 된 동해는 아직 세게 잡혀있는 뒷머리 때문에 고개가 위로 치켜진 상태였다.



한 손으로는 머리를 잡고 한 손으로는 자신의 성기를 빠르게 쥐고 흔들던 혁재가 짧은 신음과 함께 동해의 얼굴에 희멀건 액을 잔뜩 흩뿌렸다.



,



하아, 하아, 거칠어진 숨소리가 가득한 방안에 동해가 제 얼굴을 타고 끈적하게 흐르는 정액을 묶여있는 두 손으로 대충 훑어 닦아내고 혁재가 입고있던 바지의 허벅지 부근에 몇방울 튄 것은 허벅지 안쪽부터 시작해 위쪽으로 은근히 쓸어올려 닦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제 상하의를 모두 벗어버린 혁재가 아직 무릎을 꿇은 채로 저를 올려다보고 있는 동해를 일으켜 침대에 눕혔다.



나체가 된 두 사람이 침대에 겹쳐 넘어졌고 동해의 양손은 묶인 채 위로 들어올려져 있었다.



매끈한 볼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혀로 스윽 핥은 혁재가 목부터 가슴, 그리고 배까지 입을 옮겨가며 물고 빨았다. 양손으로 유두를 지분대며 아랫배를 혀로 살살 간지르던 혁재는 제 아래를 자극하는 동해의 발 움직임에 헛웃음 치면서도 혀를 멈추지 않고 동해의 아래로 곧장 향했다.



동해의 다리를 제 어깨에 걸치게 한 혁재가 엄지 손가락으로 에널 옆을 꾹 누른 뒤 혀로 그 구멍을 살살 간질였다. 그리고 구멍 안으로 혀를 깊게 집어 넣어 내벽을 훑기도 하다가 주위 살들을 사근사근 씹어댔다



"아흐, 흐윽!"



한참 에널 주위에서 혀를 놀리다 어깨에 올려진 양쪽 발목을 두 손으로 가볍게 쥐어 헤드쪽으로 들어올린  혁재가 자신의 것을 강하게 밀어넣었다.



하윽, ...,흐응!



넣자마자 이어지는 세찬 움직임에 묶여진 상태로 위로 들려진 손과 머리가 헤드에 쿵쿵 찧기 시작했다.



몇번 강하게 박아오던 혁재는 동해의 머리가 점점 심하게 부딪히는 듯 하자 템포를 살짝 늦추고는 누워있던 동해를 뒤집어 엎드리게 만들었다.



팔꿈치로 몸을 지탱한 채 무릎을 꿇어 엉덩이를 높게 치켜든 자세가 되고 다리 사이에 자리잡은 혁재가 다시 제 것을 밀어넣고 빠르게 쳐올렸다.



"아응, 하앗, 아으으...흐읏!"


"하윽..., ,"


", 으읏, 검사..니임, 으흥!"


"..왜요, , 동해, 으흣,..."


"그냥, , 흐으.. 그냥요.."



동해가 양쪽 눈에 눈물을 한 방울씩 매단 채 고개를 돌렸고 혁재가 그 눈물방울을 핥아내며 깊게 키스했다.



위로는 혀와 혀가 진득하게 얽혀있는 동시에 아래서는 혁재의 허릿짓이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흐읏, ..흐윽! 거기이..! 으응, , 흐으, 아아.."


"하으으, 여기, 좋아요?"


"으응, , 좋아...,아아, 하앗!"



포인트만을 집중적으로 쳐올리는 혁재에 동해가 정신없이 신음을 흘리며 슬슬 내려가려는 엉덩이를 다시금 치켜든 채 혁재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어댔다.




한 손으로 동해의 얇은 허리를 감싸안고 퍽퍽 몰아치던 혁재가 다른 한 손으로 동해의 성기를 쥐고 귀두를 지분댔다



"아흑, 흐으, , !"



앞뒤로 몰아치는 자극에 동해가 견디지 못하고 풀썩 쓰러져 얼굴을 옆으로 돌려 묻었고 눈꼬리에는 눈물 몇 방울이 찔끔 새나왔다.



달달 떨리는 허벅지를 손으로 살살 쓰다듬은 혁재가 잡고있던 허리를 더욱 제 쪽으로 끌어당긴 뒤 퍽퍽, 가장 강하게 몰아붙였다



계속되는 자극에 요동치듯 허리를 요분질하던 동해가 눈을 질끈 감은 채 사정했고 그와 동시에  혁재가 동해의 안에 깊게 훅 박아넣으며  사정했다.



"흐응..!"


"으읏-"



행위는 끝났지만 안에 있는 제 것을 빼지 않은 혁재가 여전히 한 손으로는 허리를 감싸안은 채 동해를 옆으로 돌려 같은 방향을 향해 누웠다.



방 안은 등과 가슴을 맞댄 두 사람이 나른하게 숨을 고르는 소리만 가득했다.



"하아, 이혁재 검사님...역시 섹스도 잘하네..."


"흐우, 괜찮았어요?"


"..."



동해의 대답에 씩 웃어보인 혁재가 허리를 감싸지 않은 손으로 동해의 한 쪽 유두를 꼭 쥐었다 풀며 빙글, 갖고놀듯이 지분댔다.



"흐응,"


"나 일하는데도 한번 와요, 구경시켜줄게"


"푸흐- 사무실 어떤데, 책상은 튼튼한가?"


"책상 뿐이야? 의자도 튼튼해. 나 야근할 때 올래요?"



큭큭,


나지막하게 잠겨 키들키들 조용한 웃음을 내뱉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나른한 공기 중으로 자근히 섞여들어갔다.





근데 검사님,


?


이건 언제 빼시게요?


아 이거... 우리 한 번만 더 하면 안되나?











Fin.